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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항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비고
귀찮다 귀치 않다  
기음 ~매다.
똬리 또아리  
무우 ~강즙, ~말랭이, ~생채, 가랑~, 갓~, 왜~, 총각~.
미다 무이다 1. 털이 빠져 살이 드러나다.
2. 찢어지다.
배암  
뱀-장어 배암-장어  
비음 설~, 생일~.
새암 ~바르다, ~바리.
생-쥐 새앙-쥐  
솔개 소리개  
온-갖 온-가지  
장사-치 장사-아치  
해설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또는 사전에서만 밝혀져 있을 뿐 현실 언어에서는 전혀 또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된 본말을 표준어에서 제거하고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가령 ‘귀치 않다’나 ‘온가지’는 현실 언어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귀찮다, 온갖’이 벌써부터 유일한 형태로 쓰여 왔다. 준말 형태를 취한 이들 말 중 2음절이 1음절로 된 음절은 대개 긴소리로 발음된다. 그러나 ‘귀찮다, 솔개, 온갖, 장사치’에서는 짧은소리로 난다.

제15항준말이 쓰이고 있더라도, 본말이 널리 쓰이고 있으면 본말을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비고
경황-없다 경-없다  
궁상-떨다 궁-떨다  
귀이-개 귀-개  
낌새  
낙인-찍다 낙-하다/낙-치다  
내왕-꾼 냉-꾼  
돗-자리  
뒤웅-박 뒝-박  
뒷물-대야 뒷-대야  
마구-잡이 막-잡이  
맵자-하다 맵자다 모양이 제격에 어울리다.
모이  
벽-돌  
부스럼 부럼 정월 보름에 쓰는 ‘부럼’은 표준어임.
살얼음-판 살-판  
수두룩-하다 수둑-하다  
암-죽  
어음  
일구다 일다  
죽-살이 죽-살  
퇴박-맞다 퇴-맞다  
한통-치다 통-치다  
[붙임] 다음과 같이 명사에 조사가 붙은 경우에도 이 원칙을 적용한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예시
비고
아래-로 알-로  
해설 본말이 훨씬 널리 쓰이고 있고, 그에 대응되는 준말은 쓰인다 하여도 그 세력이 극히 미미한 경우 본말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준말들이 얼마간이라도 일반적으로 쓰인다면 복수 표준어로 처리하였겠으나 그 쓰임이 워낙 적을 뿐만 아니라 품위 있는 형태도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준말 형태를 버린 것이다.

이 중 ‘귀개’는 ‘귀이개’와 더불어 복수 표준어로 인정해 줄 법도 하나 ‘귀개’로 표기하면 단음으로 읽힐 염려도 있어 ‘귀이개’만을 취하였다.

이 항에는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마음, 다음'의 준말인 '맘, 담'은 표준어로 인정되어 있는데 ‘어음'의 준말 '엄’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 균형을 깨는 처리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음’은 사무적인 용어인 만큼 ‘맘, 담’과 같은 생활 용어보다는 정확을 기할 필요가 있어 ‘엄’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제16항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다 표준어로 삼는다.(ㄱ은 본말이며, ㄴ은 준말임.)

예시
비고
거짓-부리 거짓-불 작은말은 ‘가짓부리, 가짓불’임.
노을 저녁~.
막대기 막대  
망태기 망태  
머무르다 머물다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음.
서두르다 서둘다
서투르다 서툴다
석새-삼베 석새-베  
시-누이 시-뉘/시-누  
오-누이 오-뉘/오-누  
외우다 외다 외우며, 외워 : 외며, 외어.
이기죽-거리다 이죽-거리다  
찌꺼기 찌끼 ‘찌꺽지’는 비표준어임.
해설 앞의 제14항, 제15항과는 달리 본말과 준말을 함께 표준어로 삼은 단어들이다. 두 형태가 다 널리 쓰이는 것들이어서 어느 하나를 버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 중 ‘외우다→외다’의 관계는 좀 특이하다. 종래에는 ‘외다’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인데 ‘외우다’가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된 것이다. 준말에서 본말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특이한 것인데 둘의 관계가 여느 본말-준말의 관계와 비슷하여 여기에서 함께 다루었다.

비슷한 경우로 ‘개다’와 함께 ‘개이다, 개임’의 형태도 꽤 널리 쓰이는데 이 경우에는 후자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았다. 단순한 잘못된 발음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비고란에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음."이라고 단서를 붙여 준말의 활용형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데, ‘가지다’의 준말 ‘갖다’의 모음 어미 활용형 ‘갖아, 갖아라, 갖았다, 갖으오, 갖은’ 따위가 성립하지 않는 현상에 유추하여 준말의 활용형을 제한한 것이다. 따라서 ‘머물어, 서둘어서, 서툴었다’는 ‘머물러, 서둘러서, 서툴렀다’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다만 ‘머물어, 머물었다, 머무오’가 현재 꽤 널리 쓰이고 있는 현실은 앞으로 재고되어야 하리라 본다.

참고로 ‘머무르다’와 같은 형인 ‘짓무르다’는 준말 ‘짓물다’형을 인정하지 않았다(제17항). ‘무르다’가 ‘물다’로 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