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질 문

‘남북(南北) 간’의 ‘간(間)’은 앞 말과 띄어 쓰는 것이 맞습니까? 아니면 붙여 쓰는 것이 맞습니까?

 

국어에서 ‘간(間)’은 의존명사, 접미사, 합성어의 일부 등으로 쓰입니다. 이러한 쓰임에 따라 띄어쓰기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 쓰임을 제대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먼저 의존명사로 쓰이는 예들부터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간(間)’이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띄어 쓰고 이는 의존명사가 됩니다.

(1) 서울과 부산 야간 열차
(2) 부모와 자식 에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

(1)은 ‘서울과 부산 사이’라는 공간적인 거리를 표현하고 있고 (2)는 ‘부모와 자식 사이’라는 추상적인 거리인 ‘관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2)의 ‘간(間)’이 표현하는 의미도 역시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1)과 차이가 없습니다. 이러한 의미는 다음 (3)과 같은 구성에서도 파악됩니다. (3)이 표현하는 의미도 미약하긴 하지만 역시 (1)과 (2)에 보이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공부를 하든지 운동을 하든지 에 열심히만 해라.

반면 ‘간(間)’이 일부 명사 뒤에만 붙어 ‘동안’이나 ‘장소’와 같은 특수화된 의미를 표현할 때에는 붙여쓰고 접미사가 됩니다.

(4) 이틀간, 사흘간, 한 달간, 삼십 일간
(5) 고깃간, 대장간, 외양간, 푸줏간, 방앗간, 마구간, 뒷간, 야장간

(4)는 기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동안’의 의미를, (5)는 몇몇 명사 뒤에 붙어 ‘장소’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의존명사‘간(間)’의 의미가 더욱 추상화하여 특수화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간(間)’은 일부 한자어 뒤에 붙어 합성어를 만들 때도 있습니다.

(6) 국제간, 내외간, 모자간, 부자간, 부부간, 부지불식간, 불식간, 좌우간, 다소간, 고하간 : 조만간(다른 예와 달리 이 예는 부사임.)

(6)는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는 예들로 이때의 ‘간(間)’은 붙여 쓰고 합성어의 일부가 됩니다. 합성어의 일부로 쓰일 때, ‘간(間)’의 의미는 의존명사로 쓰인 (1)∼(3)보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의 의미를 여전히 가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의존명사 ‘간(間)’이 합성어의 일부로 쓰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間)’이 의존명사로 쓰인 것인지, 합성어의 일부로 쓰인 것인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다음 (7)이 그 예들입니다.

(7) 남녀 간, 상대 간, 남북 간, 한미 간, 상호 간, 서로 간

(7)은 구 구성으로 보아 국어사전에 올리지 않은 예들입니다. 명사와 의존명사의 구성으로 본 것입니다. 이때는 앞 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이렇게 의존명사로 쓰인 것인지, 합성어의 일부로 쓰인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는 국어사전을 참고하여 구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사전에 올라 있는 것은 합성어의 일부로 앞 말과 붙여 써야 하고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것은 의존명사로 앞 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질문하신 ‘남북 간’도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므로 구 구성으로 보아 띄어 써야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