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진술 방식(4)
-서사(敍事)를 중심으로-
'서사(敍事)'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 사건이나 행동의 전개에 따르는 행위에 초점을 두어 글의 세부 내용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시간 내에서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나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마치 카메라가 현장을 쫓아가며 촬영하듯 진술하는 것이다. 소설, 전설, 설화, 우화(寓話), 고사(故事), 신문 기사, 기행문, 일기, 수기(手記), 회고록, 자서전 등이 이 방식에 따를 수 있다. 다음의 (1)은 소설, (2)는 우화, (3)은 신문 기사의 예다.
(1)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서울 하층민을 대표하는 인력거꾼 김 첨지의 비참한 삶을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사실적으로 보인 단편소설의 절정 부분이다. 주인공이 모처럼 병든 아내에게 설렁탕을 사 먹일 수 있게 될 정도로(발단) 행운은 계속되나 불길한 예감이 들어 귀가를 서두르고(전개), 귀로에 선술집에서 친구와 어울리다가(위기) 집에 들어온 주인공이 불길한 정적 속에서(절정) 아내의 죽음을 확인하며 절규하는(결말) 인력거꾼의 '운수 좋은' 하루가 역설적이게도 비극적 결말로 연결되는 구성을 보인다. 예문 (1)은 절정 단계에 속한다.
(2)는 사건 발생순으로 전개된다. 즉"①개구리들이 통치자를 보내 줄 것을 하느님에게 간청함.→②하느님이 통나무를 보냄.→③개구리들이 새 통치자로 바꿔 줄 것을 요청함.→④하느님이 황새를 보냄.→⑤개구리들이 황새를 환영하는 순간 황새에게 잡아먹힘."의 순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①이 ②의 원인이 되고, ②가 ③의 원인이 되며 ③이 ④의 원인이 된다. ④ 역시 ⑤의 원인이 되어 허망한 꿈을 좇다가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3)은 경기도가(누가) 농산물 직판장(무엇을) 증설(어떻게) 등을 통해 농산물 직거래 규모를 키운다(왜)는 기사이다. 필요한 경우 통계 자료를 제시하여 기사의 구체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보도문은 어떠한 사건이나 상황을 육하원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기술하여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글로, 표제어나 부제어, 대강의 줄거리, 본문으로 구성된다.
'서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난 일을 적는 진술의 방법으로, 일어난 원인이나 과정보다는 일어난 일의 '내용'에 더 중점을 둔다. 이런 글은 '시간, 움직임, 의미'의 세 요소를 모두 포함함으로써 글의 효과를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