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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는 죽었습니다.

작성자 국어교수 등록일 2024. 9. 21. 조회수 50

언어의 역사성.


언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리와 모습이 변합니다. 불가피한 변모죠.


국어의 역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국어뿐 아니라 모든 언어가 그러합니다.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표기하는 것을 허용하고


'맛있다'를 [마싣따]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하고


과거 엄격하게 지켜지던 모음조화를 어겨 가며 '깡총깡총'을 버리고 '깡충깡충'을 인정하고


이유는, 단 하나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까.


언어의 역사성


시간이 흐르고 역사가 흐르고 세대가 흐르고 사람이 흐름에 따라


되돌릴 수 없게, 또 그럴 필요도 없게 언어도 흐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2인칭 대명사 '너'에 주격조사 '가'가 결합한 '네가'도 언어의 흐름이라는 불가항력에서 살아남지 못한 듯 합니다.


'네가'는 죽었습니다.


단어로 따지면 사어인 셈입니다.


국어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언어이지


학자들의 고집을 위한 언어가 아닙니다.


'ㅐ'와 'ㅔ'의 발음을 우리는 구분할 줄 모르고, 구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언어는,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수단인데


'내가'와 '네가'를 소리만 듣고는 구분할 수 없으니


그 수단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지요 '네가'는.


그러니


사전이란 것도 어느정도의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편안함과 익숙함을 느끼는 '너가' 혹은 '니가'를 허용하는 것이 


'국어학자'로서의 '진짜'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역사와 전통에 얽매인 무의미한 규정에서 벗어나


우리가 모국어로서 하는 말을 부디 '표준어'로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이동통신 기기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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