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결혼 이민자와 이주 노동자, 그리고 새터민 등 국내 이주민이 급증함에 따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와 양상은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들의 언어 능력과 환경에 걸맞은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질적인 한국어 교육을 담당할 전문 인력의 양상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산국어 교육 사업 또한 이러한 흐름과 관련이 있다.
그중 한국 남성과 결혼하여 국내에 거주하게 된 여성 이민자를 비롯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최근 들어 국제결혼 이민자의 수는 12만 명을 상회하게 되었으며, 이를 포함한 국내 체류 외국인은 110만 명을 크게 넘어서는 등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에 실시된 법무부와 서울시의 조사 결과, 여성 결혼 이민자 중 절반 이상이 적절한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제한된 국어 능력 때문에 가정 안팎의 생활에서 소외되는 등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에서 불편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2007년부터 EBS와 함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방송”을 제작⋅방송해 오고 있다. 2008년에는 결혼 이주민과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의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한국어 교육(초급) 방송 프로그램 사업 보고회 및 시연회가 개최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2007년 국립국어원에서 개발한 “방송 매체를 활용한 한국어 교재(초급)”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다. 중국어 25편, 베트남어 25편, 타갈로그어 25편을 합하여 모두 75편으로 제작되었으며, 2008년 11월 3일부터 2009년 4월 22일까지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말하기와 듣기 기능에 중점을 두어 구성되었으며, 상황별 대화를 반복 청취할 수 있도록 하여 학습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중국⋅베트남⋅필리핀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민족성을 고려한 각기 다른 코너를 편성하여 학습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도록 하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2008년 9월 9일 업무 협정을 맺은 미8군 한국군지원단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 “한국어 학습 사전” 등 한국어 교재 9종 487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국립국어원은 미8군 부대 안에서 진행되는 카투사 장병들에 대한 한국어, 한국 문화 교육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이주민 대상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인 “외국인을 위한 실용 한국어(초급)”(중국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이 10월 19일부터 다음 해 2월 10일까지 17주 동안 방영되었다. 그리고 이것의 연속선상에서 2010년에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중급”(중국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이 방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주민과 국내 거주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했으며, 이를 콩트 형태로 제작하여 주요 대화 상황을 제시했다. 문법을 비롯한 한국어 어문 규범에 대한 설명은 한국인 전문가와 원어민이 각각 한국어와 현지어로 공동 진행하여 시청자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또한 여성 결혼 이주민이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외국인 진행자가 이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한국이 궁금해요’와 같은 코너도 마련되었다.
한편, ‘다문화 가정 등 외국인을 위한 교육 과정 및 전문 교원 양성 과정 개발⋅운영’과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방문 학습지 개발’ 사업 역시 국립국어원이 이주민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한국어 교육 과정이다.
특히 2010년부터는 국내외에서 이주민과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 크게 확대되었다. 우선 1월에는 다문화 가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방문 교육 지도사(한국어 교육 지도사)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가정 대상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 교육을 시행했다. 그동안 지방에서 활동하는 지도사들의 대부분은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 84곳의 다문화 가족 지원 센터에서 추천받은 우수 방문 교육 지도사들을 포괄적으로 수용하였다. 이 한국어 교육 교원 양성 프로그램은 국내 최고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국어기본법상 한국어 교원 자격 3급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국립국어원과 보건복지가족부가 협력 운영하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지도사들의 실질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내용을 다루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교육은 1월부터 7월까지 총 3차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1차 교육은 1월에 국립국어원에서 진행되었으며, 2차 교육은 2월부터 6월까지 온라인상에서, 마지막 3차 교육은 7월에 국립국어원에서 진행되었다. 이 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최종 시험을 통과한 한국어 방문 교육 지도사들에게는 국립국어원 원장 명의의 교육 수료증이 수여되었다.
이어 7월부터는 한국어 교육의 내실화와 전문화를 위해 우수 한국어 교원과 전문가들을 한국어 교육 현장에 직접 파견하는 등 본격적인 한국어 교육 지원 활동을 개시하였다. 한국어 교육 강의 경력 등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한국어 교원 실무 지도자’를 선발하여 다문화 가족 지원 센터 및 외국인 근로자 지원 센터로 파견해 직접 강의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무 지도자들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되었으며, 국립국어원이 실시한 사전 실무 교육을 이수하였다.
8월에는 국외에서 한국어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세종학당’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 양성 과정을 실시했다. 이 교육과정에 초청된 총 17개국에서 활동 중인 세종학당 교원 70여 명은 17일부터 28일까지 11일 동안 한국어 교육 교수법 특강 및 실습 과정에 참여했다. 또한 15일부터 28일까지는 한글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한 ‘국외 한국어 교원 연수회’도 개최되었다. 이 연수회에는 해외 18개국의 대학, 중⋅고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교원 및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하였다.
이러한 교원 양성 프로그램의 시행과 더불어 한국어 교원을 위한 한국어 교재 및 지침서의 개발⋅보급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2010년 7월에 발간된 “여성 결혼 이민자와 함께 하는 한국어 1⋅2 교원용 지침서”와 “중급 한국어 1 교원용 지침서”가 그 결과물이다. 전자는 다문화 가족 지원 센터(여성가족부 소관), 사회 통합 프로그램(법무부 소관)에서, 후자는 국외 세종학당에서 기본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 지침서는 책자 형태로 제작되어 국내외 주요 한국어 교육기관에 무료로 배포되며, “누리-세종학당”(www.sejonghakdang.or.kr)과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후에도 국립국어원은 다문화 가정 미취학 아동을 위한 방문 학습지 개발⋅보급 등 다양한 한국어 교원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 1단계로 2009년에는 활동지 2수준 56주 프로그램, 동화책⋅시디(CD) 14종, 언어 진단 도구 및 성취 평가 도구, 부모용 지도서(8개 국어), 교사용 지침서 등을 개발했다. 이어 2010년은 개발 2단계로, 한국어 방문 학습 교재와 보조 자료,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였다.
그 밖에도 국립국어원은 표준화된 한국어 교육 과정 및 기본 교재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2010년 6월~12월까지 학계와 공동으로 국제 통용 한국어 표준 교육 모형을 개발 중이다. 또한 한국어 기본 교재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단계별 한국어 기본 교재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09년에는 이주 노동자를 위한 “아자아자 한국어”, “중급 한국어1 지침서”, “중급 한국어2”, “여성 결혼 이민자와 함께 하는 한국어 3⋅4” 및 지침서 등이 발간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2010년에는 “초급 한국어 지침서”, “중급 한국어2 지침서”가 발간되었다. 이외에도 국립국어원은 국내외 한국어 교원을 위한 연수회 개최, 다양한 한국어 교육 교재 및 지침서 개발⋅보급, 온라인 교원 양성 과정 개발 등 다문화 가정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연구 및 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